'책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3/09 카드의 비밀 (3)
  2. 2008/11/20 피노키오는 사람인가,인형인가?
  3. 2008/11/14 외면/루이스 세풀베다
  4. 2008/11/13 애가 타다/아사쿠라 가스미
  5. 2008/11/13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2)
2009/03/09 13:36


이 책은 2006년 12월 크리스마스 경에
택배로 법대후문 원룸에 도착했는데
발송인은 신의칙.군이었고
그 당시 채무변제수단으로서 신비롭게 기능한 책이다

책 사이사이에 끼워둔 만원짜리란...!!

그것보다 책 제일 앞장에 편지를 써줘서 감동받았었고
당시에는 책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만
2007년 봄인가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전에 생각나서 다시 한 번 읽어봤는데 역시 묘하더라는!

조만간 더 유명한 소피의 세계.도 사서 읽어봐야겠다
-
이 소설은 철학적이지만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에
국어책 귀퉁이에 필기하던 내용을 상기해보자면

액자소설의...지존이랄까!!

한 사람의 회상 속에 두 사람의 대화가..
그 대화에 또 다른 두 사람의 화자가...
이런 액자세트가 3-4개 등장해서
처음엔 헷갈렸음

아무튼, 요점은 52장의 트럼프카드

다이아몬드
클럽
스페이드
하트

ace(1)  2 3 4 5 6 7 8 9 10 jack(11) queen(12) king(13)
-
4 x 13 = 52
52 x 7 = 364

거기에 더해지는 한 장 혹은 두 장의 joker!
365일은 1년이니까요
조커와 다른 52장의 카드를 대비하고 차별화하여 기술한 것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조금 아쉬웠던 것은,
너무 조커만 짱이다.라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ㅜㅠ
물론 그게 책의 취지였고, 그만큼 조커가 가지는 상징성이 큰 것이지만 ㅎㅎ

책의 뒷면에 소개글로 내 인생의 카드는 과연 무엇인지??라고 쓰여있건만
거기에 대한 답은 일단 조커이냐, 아니냐.로 나누어질듯 하고,
그 다음에 조커가 아니라면 도저히 어떤 카드인지 알 수 없다!ㅋ

52장의 조커 아닌 카드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묘사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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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lepop
2008/11/20 15:12


어린이들은 놀기를 너무 좋아하고 놀이에 열중하죠
너무 진지하게 노느라고 숙제도 안하고 밥먹는 시간도 놓치죠
놀이에 몰두하는 아이들은 노는 동안 다른 세계에 있는 셈입니다

피노키오가 잘 노는 것을 보고 자기 할일을
제대로 안하고 논다고 보는 것 같지 않나요?
마치 놀고 있는 피노키오와 착한 어린이가
대립되는 것처럼 보여줍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놀고 있는 피노키오를 눈감아주면
피노키오는 놀면서 인간되기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거죠

잠깐 쉬었다가 계속하도록 합시다!

-양운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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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lepop
2008/11/14 10:12


후배 상은이가 몇 해 전에 생일선물로 줘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책!
-

"사랑과 증오는 혼동되지.
그리고 그 차이점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나를 증오하지 말게"

-루이스 세풀베다, 전장에서의 밀회 中-
-
이 책은 단편집인데
짤막짤막한 에피소드 시작마다
지나간 사람들의 어록이랄까, 명언들이 적혀있다
이것들 중에 눈에 띄는 것도 많았다!

나는 침묵이 필요없다
이제 나에게는 떠올릴 누군가가 없다

-아타우알파 유팡키-

-

흘러간 젊은 날의 꿈을 막연히 그리워하는
그들을,우리를,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세상의 모든 슬픈 말과 글 줄 제일 서글픈 건
'그럴 수도 있었는데'인 것을

-존 그린리프 휘티어의 'Maude Muller' 中에서-

-

당신이 좋아하는것을 알려면,
당신이 좋아해야한다고 세상이 말해주는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당신의 영혼이 늘 깨어 그것을 찾아야 한다.

-Robert Louis Stevenson-

-

믿기 어려운 것은
이해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순종하기 어려워서이다

-키에르케고르-

-
아직도 감미로운 봄이 내 마음에 돌아오는데
아직도 내 어리도록 기쁜 가슴이 늙지 않고 있는데
아직도 내 마음 속에 희망과 기쁨이 고통이 살아 있는데
....
위안 받으라! 이 삶은 고뇌할 가치 있도다.
태양은 신의 품 안에 있는 우리를 비추고
더 나은 시대의 모습이 우리의 영혼을 감돌며
또한 아! 우리 함께 우정어린 눈에 눈물 고이는 한.

-1794 . 24세의 횔덜린의 시구절-

-

이 세상은 하나의 다리일 뿐이다
이 세상을 그냥 건너가라
이곳에 너의 집을 지으려 하지 마라
-
사람들이 저지르는 악은 그들이 죽은 후에도 살아남지만
선은 흔히 그들과 함께 땅에 묻힌다

-셰익스피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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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lepop
2008/11/13 23:44

#1

그 아이뿐만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여자아이들은
모두 가게에 누가 들어올 때마다 일제히 시선을 보냈다
남자든 여자든 값을 매기는 시선이다
햄버거를 양손에 들고 고마도리 씨는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배가 고파서 이 가게에 들어왔다
허기를 달래려고 햄버거를 먹고 있다
어? 다들 그런 거 아니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마도리 씨는 가게 안을 둘러보는 척한다
이상하네, 하는 식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햄버거를 또 한 입 베어 물었다

고마도리 씨는 그녀들이 남자에게 선택받으려고 여기서 대기하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들은 기다리는 것만은 아니었다
스스로도 선택하고 있다
자신의 남자를
오히려 남자 쪽이 그녀들에게 선택받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고마도리 씨의 상황읽기는 예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마도리 씨는  읽는것만 읽어놓고
나와는 다른 이야기라고 판정한다
이쪽이 아무리 선택해도 선택받지 못하는 경우를 일찍이 경험했다
선택하고 선택받아 한 쌍이 되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먹을걸 다 먹었으면 오래 있을 이유가 없다
고마도리 씨는 종이 냅킨으로 입을 닦고 패스트푸드점을 나온다

-

#2

어느 날 밤, 고마도리 씨는 여동생과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다
마침 화장품 광고가 나오는 중이었다
전직 모델출신인 배우가 최신 유행화장을 하고 웃고있었다
고마도리 씨는 화장을 지운 여배우의 얼굴을 추측했다
그다지 예쁘지 않다
눈썹은 대놓고 밀었고 미간 역시 자세히보면 멀다

"쌍꺼풀 폭이 너무 넓어 너무 진해, 건드렸네"

"어때, 뭐"

언니의 분석에 네 살 아래 동생이 반웃음으로 대답했다

"건드렸든 화장이 짙든 예쁘기만 하면 됐지"

"좋지 않아'

여동생의 발언에 언니는 맹렬히 반론한다

"교활한거잖아 우리를 속이는거 아냐, 자연스럽지 않잖아
 저렇게까지 해서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을까
 나는 저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아"

"자연스럽다고 다 좋은건가?
 어느 쪽이 자연스러운걸까?
 예뻐지고 싶은 마음과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하는 마음,
 어느 쪽이 더 자연스러운지,한 번 생각해봐
 덧붙여 언니의 표정이야말로 진짜 부자연스러워
 언니는 웃는게 진짜 이쁜데 말이지.."


 -고마도리씨 이야기, 애가 타다 中, 아사쿠라 가스미-

비열한 자는
쓸데없는 생각을 잘하며,
나쁜 쪽으로 억측을 많이 한다
-
조금만 더 기다려줄래요?
이런 말을 하는 바람에 모든 게 아무래도 상관없어진다
이것으로 오늘 밤은 편히 잘 수 있다
그러나 불을 끄고 자리에 눕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기다리다니 무엇을?
조금 더,라는 건 어느 정도?
결국 어쩌라는 말이지?

아, 그것이야말로 애가 타지
-
돌아가신 할아버지라면 이렇게 잘라버릴 것이다
헛똑똑이야
너 그렇게 깊이 파고들어서 아르헨티나에라도 갈 거냐?
-
타인에게 향하는 손가락 자신에게 향하면
크나큰 허물 보이노니...

-애가 타다, 애가 타다 中, 아사쿠라 가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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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lepop
2008/11/13 10:42

#1

 

나뭇가지와 나뭇가지 사이의 하늘

그것은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거대한 하늘과 나뭇가지로 둘러싸인 작은 하늘은 별개의 것이다

둘러싼 순간, 풍경은 잘려져 나간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 자신도 어디까지가 내 자신인지 알 수 없어진다

 공기와 피부의 경계까지가 나인 것일까

 

#2

 그러나 사랑을 해보면 이상형이라는 것이 따로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모습에 마음이 빨려들고 만다

그런 것이다

내 이상형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 있는 그 사람의 모습에 내 마음이 빨려들고 마는 것이다

 사흘도 안 돼서 다시 보고 싶어졌다

 

#3

 이런 게 사랑인가 하는 것도 이미 알 수 없었다

그저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대한 잘해주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른다

언제까지나 함께 있는거야,하고 생각하는 한 편에선,

내 운명의 여자는 따로 있어. 그 때까지의 시간 때우기야,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타오르고 있는 불은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태우지말고 그저 조용히 잘 지낼 수는 없을까,하고 바라본다

 그러나 심장이 타오르고 있지 않다면 살아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정이라고도 사랑이라고도 이름 붙일 수 없는 애틋함이 나를 휘몰아쳤다

이유도 모른 채 열정적이었다

 

#4

 자연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아름다움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아름답다고 느끼지만

나뭇가지는 아름다움을 지향해서 팔을 뻗고 있지 않다

어쩌다보니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

우연을 만들어내고자 하고 있다

 

#5

전화는 온도다

말하는 내용은 아무것도 전하지 못한다

단지 온도만 전해진다

나는 유리의 낮은 온도를 느꼈다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싹오싹 전해져 왔다

 그것이 유리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만약에 신이 자신의 애완동물을 굽어살필 때가 있어서

누군가 흔해빠진 행동으로 자기연민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본다 해도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하고 있는 일일 테니까 웃지 않았으면 좋겠다

 

- 야마자키 나오코라,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

Posted by telepop